나를 알아가는 질문 10가지
1) 내가 구독한 유튜브 채널들을 보자. 나는 무엇을 추구하길래 그 채널들을 구독했는가?
내가 구독한 유튜브 채널에 대해 생각해보진 않았았지만 지금 보니 정말 넓은 스펙트럼으로 구독을 하고 있었다. 게임 유튜버부터 시작해서 과학 유튜버, 경제 유튜버, 개발자 유튜버, 동물 유튜버, 영화 리뷰 유튜버 등 다양한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고 있었고 어떤 채널하나 겹치는 것이 없었다.
게임, 동물, 영화 리뷰를 찾는 경우는 나에게 보상이 필요할 때 많이 찾았던 것 같다. 회사를 퇴근하거나 카페에서 공부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 스터디를 마치고 왔을 때 등 보상 심리로 도파민을 채울 수 있는 영상들을 보면서 아무런 생각을 하고 싶지 않을 때 시청했다. 과학, 경제 유튜버를 볼 때에는 청소하거나 샤워할 때와 산책할 때 주로 봤었고 내가 생각할 거리가 필요할 때 소리만 들으면서 시청했었다. 그런 영상들을 보면서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개인들이 모여 서로 지식들을 공유하고 의견들을 나누는 모습과 서로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의견이 충돌할지라도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그런 사람들이 된 것 같았고 세상을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개발 유튜버는 대체적으로 자기 주관이 강하고 각자 자기만의 철학들을 가지고 살아가는 느낌이어서 채널마다 성향이 각기 달랐다. 어떤 사람은 발전하는 IT시장의 변화를 가져오는 기업의 제품이나 오픈소스에 관심을 가지고 발전하는 IT생태계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자기의 경험의 빗대어 소프트웨어의 기본 설계와 구조와 같은 기본 스킬들을 중요시하는 사람도 있었다. 다른 채널은 개발을 하는 것에 있어서 비즈니스 마인드 중심적으로 바라보고 이펙트를 내기 위한 스킬들을 중심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 이를 통해 나는 이렇게 개성이 다양한 개발자들 사이에 나는 어떤 점이 부족하고 내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 메타인지를 키우기 위해 봤었던 것 같다.
2) 유튜브 홈 화면을 보면 어떤 화면을 클릭하고 싶은가?
요즘 들어 너무 자극이 강한 콘텐츠와 기사들을 접하게 되면서 그런지 '순한 맛의 영상들을 접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요즘 들었다. 예를 들어 연못을 만드는 유튜버의 일상, 인류나 사회에 발전에 기여한 소식들(새로운 기술 출시, 난제 해결, 기존에 없던 생물 발견 등) 하지만 이러한 소식들을 오래 듣고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지루하게 느끼면서 다시 자극적인 콘텐츠를 찾아 돌아다니게 되는 것 같다.
3) 아이가 있다면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교육할 것인가?
아직 결혼조차 생각이 없지만 요즘 매체와 SNS에서의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사라지고 서로가 서로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 그래서 내 후손이나 다음세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는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존중과 배려는 필요하다는 이야기와 남의 시선과 압박에 못 이겨서 네가 원하지 않는 길을 택하기보다는 주변의 이야기와 압박에 힘들고 지치는 순 간이 오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을 길러주고 싶다.
4) 주변에서 “너는 이 주제로 얘기할 때마다 눈빛이 반짝여”라고 한 적 있는가? 그 주제는 어떤 주제였는가?
내가 가장 몰입했던 순간들과 흥분하면서 이야기를 늘어놓았던 순간들은 언제였는지 생각을 해보니 새로운 지식이나 나의 경험들을 이야기를 했을 때 가장 흥분하면서 이야기했던 것 같다. 그래서 상대방이 좋은 반응이나 나올수록 더 이야기를 꺼냈던 것 같았다. 그 주제들에는 개발 분야도 있었지만 회사 경영, 영화, 과학, 생물 등 유튜브나 인터넷을 통해 접한 나의 지식들을 이야기할 때 정말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았다. 남들이 지루하고 시시할 수 있는 과학과 경제 그리고 비즈니스 유튜브들을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러한 지식들이 필요한 순간에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5) 내가 멋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그 사람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 이걸 통해서 알 수 있는 내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키아누 리브스, 제임스 카메론, 이상혁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들의 공통점들을 생각해 보면 모두 바닥부터 시작하여 올라왔다는 점과 좋은 커리어를 가지고 많은 부와 명예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도전들을 꾸준히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높은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만하지 않고 동료들의 전문성을 인정해 주고 좋은 피드백을 해준다는 점이 공통점인 것 같다.
이렇게 좋아하는 인물을 나열해 보니 무의식적으로 나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과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들을 쌓아 내 주변이나 후배 개발자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멘토가 되고 싶었던 것일까?
6)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의 물건은 무엇인가? 그 물건은 당신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가?
내게 가장 소중한 물건은 바로 "노트북"이다. 개발자라서 뻔한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내 노트북에는 특별한 역사가 담겨 있다.
처음 손에 쥔 노트북은 아버지께서 출장 때 사용하시던 오래된 기종이었다. 성능은 낮아서 간단한 프로그래밍과 웹 서핑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지만 그 낡은 노트북은 내가 개발자의 길을 걷기 시작할 때 첫 동반자가 돼주었다. 대학 생활과 해커톤 인턴 과정을 하면서도 그 노트북을 사용했지만, 낮은 성능과 구식 디자인으로 인해 늘 아쉬움이 많았었다. 그때에는 그 노트북을 볼 때마다 "빨리 취업해서 새 노트북을 사고 독립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두 번째 노트북은 취업 지원금을 통해 구매했었고 그래픽 카드와 SSD까지 내장된 비교적 성능 좋은 컴퓨터였기에 개발을 입문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었다. 프로그래밍은 물론이고 게임, 영상 작업까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첫 직장 생활도 무리 없이 잘 해낼 수 있었고 게임과 OTT를 같이 보면서 지루하지 않게 해 줬던 노트북이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이 노트북을 쓸 때에는 기술적으로 낙후된 기업에서 근무하면서 소프트웨어가 호환이 안 되는 경우들이 많았고 무겁기도 무거워서 출장할 때 들고 다니기 많이 버거웠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때를 생각하면 많이 가슴이 아련해지는 것 같다.
그리고 퇴사 후 마침내 백엔드 엔지니어로 성공적으로 이직하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뒤, 세 번째 노트북을 구매했다. 이 노트북은 그 어떤 노트북보다도 많은 코드와 글 그리고 나의 커리어를 발전시켜 준 노트북이었다. 이 노트북을 통해 이력서를 작성해 새로운 기회를 얻었고, 블로그를 쓰고 커뮤니티를 참여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이 노트북으로 여러 사람들과 스터디를 진행하며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이렇게 내 노트북은 단순한 전자 기기가 아니라, 나의 커리어와 함께하고 있었고 내가 가장 크게 성장하고 바뀌면서 자아를 만들어가는 순간에도 함께 있었다. 그런 의미로 노트북은 내 삶의 챕터 같았다.
7) 10년 뒤에 당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날의 하루는 어떨지 고민해 보자. 하루종일 무엇을 하고 누구를 만나는가?
10년 뒤에 나는 소규모의 인원을 기반으로 개발 크루를 만들어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했던 것 같다. 저출산으로 인해 10년 뒤에는 젊은 사람들의 수가 많이 부족해질 것이고 기업들은 부족한 인력을 채우기 위해 수도권으로 더더욱 몰리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모아서 팀을 빌딩하고 지역에 상관없이 업무 할 수 있는 환경에서 개발이 필요한 곳에 찾아가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크루를 만들고 싶다.
8) 좋아하는 브랜드를 나열해 보자. 그 브랜드의 철학은 무엇인가? 여기서 알 수 있는 나에게 의미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구글에 철학에서 가장 의미있는 가치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라"와 "명석한 사람을 고용하고 그들에게 최대한 자유를 주어라"가 가장 마음에 많이 와닿는다. 내가 이직을 할 때마다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개발자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의견들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중에 몇 가지는 거절 당하거나 실패 했었지만 그 중에 몇가지는 잘 적용된 적이 있다. 처음에는 새로 바뀐 환경과 시스템에 적응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지만 적응하고 나니 동료 개발자 분이 체감될 정도로 협업이 매끄러워지고 생산성이 향상되었고 많이 배웠다고 말씀해 주셨다.
이 말씀을 듣고 나는 동료 개발자분이나 회사에 일하면서 하나라도 더 가져갈 수 있도록 정말 다양한 기술, 방법론, 프로세스 등 업무에 필요한 지식들을 학습하고 적용해 보면서 이전과 같이 적은 인력으로 개발하고 소프트웨어는 점점 더 복잡하고 어려워졌지만 협업하는 과정과 시스템은 더더욱 단단해지는 경험을 했었다.
이와 반대의 케이스도 경험했었는데 실력이 좋은 개발자 분들을 뽑고 기존의 시스템의 맞춰 개발해야 했고 권한 또한 최소한만 가지고 있었다. 재직하고 있는 개발자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개선 사항을 제안하기 어려웠고, 기존의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맞춰 비효율적인 환경에서 일해야 했다. 권한도 최소한으로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창의적인 접근이나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려운 환경이었고 그 결과 개발자들은 업무에 대한 열정이 감소하고,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아 의욕을 많이 잃었다. 팀 내 협업도 형식적이고 일방향적으로 이루어져 생산성이 저하되었으며, 개인의 성장에도 한계를 많이 느꼈다.
리스크가 없는 게 가장 큰 리스크인 것처럼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는 환경 속에서 회사 내부에서도 감당하기 어려운 리스크들이 많이 발 샜다. 이는 결국 비즈니스의 성과로 이어져 회사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희망퇴직을 신청하게 되었다. 그러다 다른 회사 소식을 찾아보던 중 에피드게임즈 회사의 문화와 대표님의 비전을 보고 감명을 많이 받았었는데 보통 모바일 게임에는 수명이 있기 때문에 보통 어느 정도 개발이 되고 나면 새로운 게임을 게임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기존 게임을 방치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에피드게임즈는 만우절이라는 작은 행사에 많은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여 광고하고 직원들은 야근을 자처하여 굿즈들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많은 유저는 감동을 받고 해당 게임을 더 자주 플레이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게임은 재밌어야 한다"는 대표님의 철학과 이 시장에 대해 잘 알고 잘할 수 있는 직원들에게 자유를 줌으로써 좋지 않은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게임 출시일 수준까지 매출이 상승하는 성과를 만들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저는 회사가 개발자들에게 얼마나 자유와 권한을 부여하는지가 팀의 성과와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9) 돈 걱정이 없는 부자라면 어떤 꿈을 꿀 것인가?
어렸을 때에는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돈이 없는 사람들은 노력이 부족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게을렀다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러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은 노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고 게으르지도 않았다. 모두가 다른 출발선에서 시작했고 같은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의 양 또한 너무 달랐다. 그리고 그렇게 쌓은 노력들이 실수나 외부 영향으로 인해 물거품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내가 돈이 걱정이 없는 부자라면 이런 사람들을 위한 기술들과 환경들을 만들고 싶다. 빠른 기술의 발전들이 정작 필요한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환경과 다양한 재능들을 가진 사람들이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고 성장할 수 있는 그런 환경들을 제공하여 인류와 사회가 한 발짝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이런 발자국들이 쌓여 인류가 다음 단계로 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10) 주변의 기대와 시선 그리고 사회적인 분위기가 사라진다면 어떤 꿈을 꿀 것인가?
발전된 정보 사회로 인해 사람들은 서로 빠르게 가까워지고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발전으로 인해 일어나는 좋은 현상들도 있지만 좋지 않은 현상들도 발생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대중의 시선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거나 집단의 생각과 다른 경우 비난과 질책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과 대중들에게 요구되는 평균 수준이 말도 안 되게 높아졌다는 것, 이것은 나에게 무의식적으로 각인되어 피로감과 압박감을 주는 경우들이 종종 있었다.
그래서 주변의 기대와 사회적인 분위기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기 때문에 열심히 자기계발하고 활동하고 있는 것이고 매 순간 나를 증명해 보려고 힘을 쓰고 있다. 만약 어떤 제약과 조건 없이 인정해 주는 사회가 온다면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해보고 싶다. 기존에 있는 시스템과 환경을 바꾸는 일,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내는 일 등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과 영향을 줄 수 있는 도전들을 해보고 싶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과 목표
이번 회사를 퇴사한 뒤, "해보고 싶은 일은 다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소셜 벤처 기업 지원과 대규모 커뮤니티 운영진 등 다양한 활동에 신청하고 참여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활동을 하다 보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나를 알아가는 10가지 질문'을 통해 다시 생각해 보니 제가 항상 새로운 도전을 원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도전들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조직과 사회가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가장 우선적으로는 현재 참여하고 있는 활동들을 통해 만들어낼 수 있는 영향력에 집중하고, 새로운 시도들을 해볼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행동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활동을 진행하면서 조금씩 구체화해 나갈 것이며, 이를 링크드인이나 블로그를 통해 공유하는 데 집중하고 이직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미뤄왔던 과제들(알고리즘, 컴퓨터 과학, 인터뷰 준비 등)도 병행하여 정리하며 열심히 살아보는 것을 목표로 살아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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